경주 황남동 1호 목곽묘 발굴: 1600년 전 신라 장수의 흔적을 찾아서

경주 황남동 1호 목곽묘 발굴: 1600년 전 신라 장수의 흔적을 찾아서

초가을 비가 그친 경주 황남동 120호분에서 1600년 동안 숨겨져 있던 신라 장수의 무덤이 발견되어 학계와 대중의 뜨거운 관심을 받고 있습니다. 국가유산청은 경주시와 함께 신라 왕경 핵심 유적 복원 정비사업을 진행하던 중 황남동 120호분 하부에서 ‘경주 황남동 1호 목곽묘’를 발굴하는 데 성공했습니다 [15]. 이번 발굴은 신라 고분 연구에 중요한 전환점이 될 것으로 기대됩니다.

발굴의 시작: 무덤 밑의 또 다른 무덤

지난해 황남동 120호분 적석목곽분(돌무지덧널무덤) 하부를 조사하던 중, 연구진은 토층에서 미세한 차이를 발견하고 추가 발굴을 진행했습니다 [15]. 놀랍게도, 그 아래에는 1600년 동안 숨겨져 있던 또 다른 무덤, 즉 ‘경주 황남동 1호 목곽묘’가 모습을 드러냈습니다 [15]. 이는 마치 영화 ‘파묘’에서처럼 무덤 밑에 또 다른 무덤이 존재하는, 예상치 못한 광경이었습니다 [15].

최초 공개: 신라 왕경 최고 금동관과 순장 인골

국가유산청은 10월 20일, 경주시와 함께 ‘경주 황남동 1호 목곽묘’를 최초로 공개했습니다 [15]. 이 목곽묘는 적석목곽분보다 앞서 조성된 것으로, 내부에서는 신라 왕경 최고(最古) 금동관과 사람·말 전신 갑옷, 대형 철제 무기 등이 확인되었습니다 [15]. 특히, 주곽(主槨)에서는 키 160~165㎝, 30대 전후 남성의 유골이 발견되었으며, 부곽(副槨)에서는 시종으로 보이는 인골이 순장된 채 발견되어 당시 신라의 사회상을 엿볼 수 있게 합니다 [15].

주요 출토 유물

유물 설명
금동관 신라 왕경 최고(最古)의 금동관으로 추정되며, 5세기 전반에 제작된 것으로 보입니다 [15]. 모관 형태의 장식 일부나 문양, 기술 수준으로 보아 신라 왕경 중심부에서 제작된 초기 금동관 중 하나일 가능성이 큽니다 [15].
사람·말 전신 갑옷 사람과 말의 전신 갑옷이 완전한 형태로 발견되었습니다 [15]. 특히, 말의 갑옷(마갑)은 신라 중장기병의 실체를 보여주는 귀중한 자료로 평가됩니다 [2, 5].
대형 철제 무기 무덤 주인의 권력과 군사적 위상을 상징하는 대형 철제 무기들이 출토되었습니다 [15].
순장 인골 무덤 주인을 보좌하던 시종으로 추정되는 인골이 순장된 채 발견되었습니다 [15]. 이는 당시 신라 사회의 순장 풍습을 보여주는 중요한 자료입니다 [3, 4].

금동관: 1600년의 시간을 넘어선 빛

발굴된 유물 중에서도 특히 금동관은 1600년이라는 시간이 무색하게 금빛 광택을 잃지 않고 있었습니다 [15]. 금속공예 전문가들은 금동관의 형태와 문양, 기술 수준 등을 분석한 결과, 신라가 고대 국가로 도약하던 5세기 전반에 제작되었을 것으로 추정하고 있습니다 [15]. 이는 신라 금속공예 기술의 뛰어남을 보여주는 증거이며, 당시 신라 왕경 중심부에서 제작된 초기 금동관 중 하나일 가능성이 큽니다 [15].

순장: 권력과 사회적 위계의 상징

부곽에서 발견된 순장 인골은 당시 신라 사회의 순장 풍습을 엿볼 수 있는 중요한 자료입니다 [15]. 순장은 고대 사회에서 권력자의 죽음에 종속된 사람을 함께 매장하는 장례 풍습으로, 지배 계층의 권력과 사회적 위계를 보여주는 대표적인 사례입니다 [3, 8]. 신라에서는 지증왕 때 순장 금지령이 내려졌지만 [3, 20], 이번 발굴을 통해 5세기 이전에도 순장 풍습이 존재했음을 확인할 수 있었습니다 [17]. 순장자의 인골은 다소 부자연스러운 자세로 발견되었는데, 이는 좁은 공간에 억지로 넣어진 결과로 추정됩니다 [3, 17].

신라 고분 연구의 새로운 지평

이번 경주 황남동 1호 목곽묘 발굴은 신라 고분 연구에 새로운 지평을 열었습니다. 기존의 연구를 뒤집는 중요한 발굴로 평가받고 있으며, 신라 고분 양식이 목곽묘에서 적석목곽분으로 발전하는 과정을 보여주는 중요한 사례입니다 [4]. 또한, 신라 왕경 최고(最古) 금동관의 발견은 신라 금속공예의 발전 단계를 밝히는 데 중요한 단서가 될 것입니다 [2].

공개 일정 및 관람 안내

경주 황남동 1호 목곽묘 발굴 현장은 APEC 정상회의 기간인 10월 27일부터 11월 1일까지 일반에 공개됩니다 [4, 6, 9, 10]. 남성 장수 인골과 금동관, 갑옷·투구 일체 등 주요 출토 유물은 같은 기간 국립경주문화유산연구소 신라월성연구센터(숭문대)에 전시될 예정입니다 [4, 6, 10]. 이번 기회를 통해 1600년 전 신라 장수의 삶과 문화를 직접 느껴보시기 바랍니다.

결론

경주 황남동 1호 목곽묘 발굴은 단순한 유물 발굴을 넘어, 신라의 역사와 문화를 재조명하는 중요한 계기가 되었습니다. 특히, 신라 고분 형식의 변화와 초기 국가 체제의 위계를 보여주는 중요한 성과로 평가받고 있습니다 [9]. 앞으로도 지속적인 연구와 발굴을 통해 신라의 숨겨진 이야기를 밝혀낼 수 있기를 기대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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